2011년 3월 10일 목요일

장경악(張景岳)의 후비(喉痺) 치료

장경악(張景岳)의 후비(喉痺) 치료

인후병(咽喉病)으로 10여 일간 고생하고 있던 마봉작(馬蓬雀)은 장경악(張景岳)을 집으로 초청했다. 장경악(張景岳)은 환자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환자의 얼굴은 부어 있었고 목 주위는 꺼칠 꺼칠해 졌으며 기침도 하고 목도 쉬어 있었으며 목구멍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물을 마시기 조차 힘들었다. 구강궤양도 생겼으며 참을수 없는 통증이 있었다.

침대에 혼자 드러누어 잠을 잘수 없음으로 계집종이 마봉작의 등뒤에서 받쳐 주어야만 앉아서 잠을 잘수 있었다. 이와 같이 잠을 잔지 며칠이 지났다. 한 계집종이 계속 잠을 자지 못하고 마봉작을 돌보게되면 병이 생김으로 서 너명의 계집종이 윤번제로 마봉작의 당번을 섰다.

장경악(張景岳)이 마봉작의 병정을 살펴보니 대단히 엄중하였다. 진맥부터 시작했다. 장경악(張景岳)은 진맥 후 단번에 마봉작의 병정이 허증(虛症)이다는 것을 파악했다.

장경악(張景岳)은 마봉작의 맥이 미약하고 가늘고 빠름을 알고 병정이 엄중하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마봉작을 치료한 의사들은 마봉작의 맥이 빠르기 때문에 모두 열증(熱症)으로 진단했다.

장경악은 장중경의 맥법(脈法)을 재차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장경악(張景岳)은 마봉작과 같이 허약한 상태에서 원기(元氣)가 부족해도 맥은 삭맥(數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경악(張景岳)은 즉시 당신은 지난 날 어떤 약들을 복용했습니까?" 고 마봉작에게 물었다.

마봉작은 계집종을 시켜 이전에 의사들이 처방해 준 처방전을가져오라고 명했다.

장경악이 처방전을 쭉 훑어보고 나서 종전에 의사들이 한결같이 황금(黃芩)과 황백(黃柏)과 황련(黃連)과 치자(梔子) 등 모두 고한약(苦寒藥)을 사용했었다는 것을 알았다.

장경악(張景岳)은 마봉작은 본래 음허(陰虛) 체질인데 고한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에 하초(下焦)가 더욱 냉()해졌고 신경(腎經)이 냉동고 처럼 한냉(寒冷)해지니 양기(陽氣)가 비등하여 상초(上焦)로 달아났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경우 조금만 늦게 치료해도 병정이 더욱 악화됨은 물론 설상가상격으로 고한약을 계속 쓸 경우 생명에 지장을 초래한다.

장경악(張景岳)은 즉시 진음전(鎭陰煎)을 끓여서 냉수를 조금타서 뜨겁지 않게 하여 환자에게 복용시켰다.

진음전(鎭陰煎)이란? 장경악이 발명한 처방이다.

진음전(鎭陰煎)은 숙지(熟地), 우슬(牛膝), 자감초(炙甘草), 택사(澤瀉), 육계(肉桂), 제부자(制附子)로 조성되어 있다. 이 처방을 들여다 볼때 숙지황을 다량 사용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수 있다. 장경악(張景岳)은 숙지황을 한 냥() 내지 두 냥() 까지 사용했다. 장경악(張景岳)은 마봉작의 경우 숙지황을 다량으로 사용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진음전(鎭陰煎)은 경악전서(景岳全書) 51 ()에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숙지황 30g - 60 , 우슬 6g, 자감초 3g, 택사 4.5g, 육계 3g – 6g, 제부자 1.5g - 2.1g (혹은 3g – 9g) 400cc 의 물속에 넣고 끓인다. 장경악은 자신의 임상 경험에 의하여 마봉작의 경우 숙지황을 몇 십 그램 써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생지황과 숙지황은 모두 지황이지만 별개의 한약이다.

숙지황은 가장 오래된 한약 중의 하나이다. 숙지황은 신농본초경에 상품약으로 수록되어 있다. 신농본초경은 동한(東漢 : 서기 25 서기 189 ) 때 쓰여졌다는 것이 믿을 만 하다. 왜냐하면 신농본초경에 수록되어 있는 한약의 산지(産地) 중에 동한 때 군(), ()의 이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또 신농본초경에 구복신선불사(久服神仙不死)” 란 말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동한 때 도교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 나라 때 장중경(張仲景 : 서기 150 서기 219 )은 숙지황을 사용했다. 상한론은 서기 196 년 과 서기 204 년 사이에 쓰여졌음으로 지금부터 1800여 년전 부터 숙지황을 사용했다.

생지황은 자음(滋陰), 양혈(凉血) 작용이 있다. 생지황을 가마솥 속에 넣고 술을 뿌린 후 찐다. 가마솥에 찐 생지황을 꺼내어 쨍쨍한 햇볕에서 폭건(暴乾)한다. 다시 가마솥 안에 넣고 찐다. 또 햇볕에서 폭건한다. 이와 같이 가마솥에 넣고 아홉 번 찌고 햇볕에 말린다. 이것이 바로 숙지황이다.

() 나라 때 쓰여진 의안(醫案)에 보면 대부분 강남(江南) 의가(醫家)에서 구증숙지(九蒸熟地)와 구제숙지(九制熟地)를 주로 썼는데 이것은 모두 가마솥 안에 넣고 아홉 번 찐 생지황을 일컫는다.

현대의학에서 실험한 결과 생지황과 숙지황의 성분은 판이하게 다르다고 나타났다. 고인들의 명석한 두뇌를 현대 의가에서 높이 평가해 주어야 한다.

임상 경험을 통하여 지황의 효과를 검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숙지황은 보정생혈(補精生血) 작용이 있다. 보혈(補血)해 주는 처방 속에는 대부분 숙지황이 들어감을 알수 있다. 예를 들면 숙지, 백작, 천궁, 당귀로 조성된 사물탕(四物湯)과 숙지, 산유육, 산약, 택사, 복령, 단피로 조성된 육미지황환 등이 있는데 모두 숙지황이 주약이다.

숙지황은 한가지 특성이 있는데 신정(腎精)을 자양(滋養)해 줌은 물론 어떤 경락으로 들어가는 한약과 배합해 줄 경우  해당 경락을 보()해 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간경으로 들어가는 백작(白芍)과 배합해 주면 간경의 음혈(陰血)을 보해주고 심경(心經)으로 들어가는 백자인(柏子仁)과 배합해 주면 심경의 음혈을 보해주며 비경(脾經)으로 들어가는 용안육(龍眼肉)과 배합해 주면 비경의 음혈을 보해 준다.

숙지황은 보혈 작용이 있기 때문에 외사(外邪)를 제거시키는 약물과 배합해 주면 외사를 제거시킨 후 즉시 음혈을 보충해 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양화탕(陽和湯) 속에도 숙지황과 마황이 들어 있는데 마황이 사기를 제거시킨 후 숙지황이 전보정허(塡補正虛)해 준다. 양화탕은 결핵균 억제 작용이 있으며 양허한응체자(陽虛寒凝滯者)에게 유익한 처방이다. 그리고 혈전폐색성(血栓閉塞性) 맥관염(脈管炎)과 음저(陰疽)와 만성 골수염과 만성 기관지염과 만성 기관지 천식과 좌골신경염과 학슬풍(鶴膝風)과 풍습성 관절염을 치료해 준다.

사실 생지황과 숙지황은 모두 풍습을 몰아내 주는 작용이 있다. 노한의사(老漢醫師)들은 생지 70g 내지 80g 과 부자와 마황 등 열약(熱藥)을 배합하여 풍습(風濕)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

장경악(張景岳)은 숙지황 사용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의사였다. 그러므로 후세인들이 장경악을 장숙지(張熟地)라고 칭했다.

장경악(張景岳)은 진음전에 숙지황 60g 을 썼다. 왜냐하면 마봉작의 신음(腎陰)을 속히 회복시켜 주기 위함이었다. 장경악은 마봉작의 인후통이 신음허(腎陰虛)에 기인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신음허인 경우 신중양기가 수장하기 어렵다. 쉽게 말하면 신음허로 인하여 양기가 달아나 버렸다. 양기가 어디로 달아났는가? 위로 날아가 인후 부위에서 종통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와 같은 장경악(張景岳)의 도리(道理)는 기기묘묘한데가 있다.

실제로 임상중에 마봉작과 같은 환자들을 많이 만난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부분 육신환(六神丸)이나 우황해독환(牛黃解毒丸)을 다량 복용한다. 그 결과 병정은 더 엄중해지고 치유된 후 또 다시 반복해서 재발된다.

진음전(鎭陰煎) 중 우슬은 보간신(補肝腎) 해주고 강근골 해주는 약이다. 우슬은 하주적(下走的)이다. 그래서 하초가 허약(虛弱)한 자들, 특히 하지가 허약한 자들에게 우슬은 효과가 있다.

우슬엔 회우슬(懷牛膝)과 천우슬(川牛膝)이 있다. 회우슬은 자보(滋補) 작용이 강하고 천우슬은 화어통락(化瘀通絡) 작용이 강하다. 그런데 장경악은 진음전(鎭陰煎)에 회우슬을 사용하였다.

자감초는 통혈맥(通血脈) 작용이 강하다. 동시에 이인소종(利咽消腫) 작용도 있다.

택사는 신경(腎經)의 수습(水濕)을 사()해 주는 작용이 있다. 장경악이 숙지와 택사를 함께 사용한 것은 숙지가 보신하여 수습을 증가시키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며 금궤신기환과 같은 맥락이다.

부자와 육계는 모두 보신양(補腎陽)해 준다. 사용량은 그저 1 () 내지 2 ()이다. 이는 신양(腎陽)을 조금만 보해 주기 위함이다.

양기가 인체의 상부로 달아났다고 말하면서 보양(補陽)해 주는 이유는? 약간 보양해 줌으로 인하여 인화귀원(引火歸原)” 이라는 한의학 이론에 부합시키기 위함이다.

육계는 사용 후 상초에 머물고 있는 허화(虛火)를 아래로 내려 보내는 역할을 한다.

진음전(鎭陰煎)은 음허(陰虛)와 양기(陽氣) 비산(飛散)으로 인한 토혈(吐血)도 치료해 준다. 이런 경우 토혈은 증세가 심하다. 진음전(鎭陰煎)은 음허(陰虛) 후비(喉痺)를 치료해 주는데 이때 약을 따뜻하게 복용하지 말고 차게 식혀서 복용해야 된다. 이러한 복약법(服藥法)암도진창복약법(暗度陳倉服藥法)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진음전(鎭陰煎)은 금궤신기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조방했는데 다만 숙지황 만 대량으로 사용한 것이다. 장경악(張景岳) 보다 45 년 후에 태어난 부청주(傅靑主 : 서기 1607 서기 1684 )는 장경악의 진음전(鎭陰煎)과 같은 사고방식으로 인화탕(引火湯)” 을 발명하였다. 이와 같이 한의학 이론은 차례 차례 전달해 내려 오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마봉작의 인후통은 장경악의 처방으로 호전되었다. 최후로 장경악(張景岳)은 마봉작을 복진하고 나서 보기혈(補氣血) 약물 오복음(五福飮)을 복용시켰다. 마봉작의 후비는 오복음을 복용하고 나서  완쾌되었다.

오복음(五福飮) 역시 장경악(張景岳)이 발명한 처방으로써 인삼() 6g, 숙지황() 9g, 당귀() 6g – 9g, 백출() 4.5g, 자감초() 3g 400cc 의 물속에 넣고 물이 280cc 로 줄어들때 까지 끓여 공복시 온복(溫服)한다. 오복음(五福飮)은 오장(五臟)의 기혈(氣血) 훼손(毁損)을 치료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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