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3일 월요일

태산삼(泰山蔘)

태산(泰山)을 올라가다 보면 도중에 보자기를 땅바닥에 깔고 그 위에 태산삼(泰山蔘)을 무더기로 쌓아 놓고 태산삼의 효능에 대하여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선전하는 매약(賣藥) 상인들을 만난다. 그들은 태산삼이 대보원기(大輔元氣) 해주고 화담지해(化痰止咳) 해주며 자음윤폐(滋陰潤肺) 해주고 강심안신(强心安神) 해준다고 등산객들에게 선전한다. 태산삼을 복용하자 마자 병이 치료된다고 고래 고래 소리지르며 과잉 선전한다. 먼곳에서 부터 기차를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태산 관광을 위하여 집을 나선 관광객들은 매약 상인들의 선전에 홀딱 넘어가 태산에서 과연 신효막측한 태산삼이 생산된단 말인가? 하고 한편으로는 의심하면서도 호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돈을 계산해 보기 바쁘다. 사실은 본초서에 태산삼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노약공(老藥工)들이 자기 나름대로 지칭한 명칭이다. 태산삼은 남사삼(南沙蔘)을 가공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을에 남사삼(南沙蔘)을 채취하여 깨끗이 씻은 후 대나무 칼로 외피(外皮)를 긁어 놓으면 신선할 때는 영락없이 인삼과 똑같이 닮았다. 그래서 태산삼이라고 거짓으로 속여 관광객들에게 팔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 남사삼(南沙蔘)은 신농본초경에 상품약으로 기록되어 있다. 화타(華佗)의 제자 오보(吳譜)는 그의 저서 오보본초(吳譜本草)에 남사삼(南沙蔘)을 백삼(白蔘)이라고 기록해 놓았다. 도홍경(陶弘景)은 본초경집주에 사삼여인삼,현삼,단삼,고삼시위오삼(沙蔘與人蔘,玄蔘,丹蔘,苦蔘是爲五蔘), 기형부진상류(其形不盡相類), 이주료파동(而主療頗同), 고개유삼명(故皆有蔘名).” 이라고 기록해 놓았다. 다시 말하면 사삼과 인삼과 현삼과 단삼과 고삼은 다섯 종류의 삼인데 모양이 서로 비슷하고 공효도 상당히 닮았다. 그래서 모두 삼() ()를 사용했다.” 는 뜻이다. 이시진은 본초강목에 사삼백색(沙蔘白色), 의어사지(宜於沙地), 고명사삼(故名沙蔘).” 이라고 기록해 놓았다. 다시 말하면 사삼(沙蔘)은 백색이고 모래 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모래 사() ()를 사용하여 사삼이라고 부른다.” 는 뜻이다. 이것이 사삼(沙蔘)의 유래이다. 사삼(沙蔘)은 햇빛에 말린 후 인삼과 판이하게 다르다. 건조된 사삼(沙蔘)의 질은 가볍고 속이 비어 있으며 부드러워 푸석 푸석하다. 반면에 건조된 인삼은 내용이 충실하며 굳고 단단하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사삼(沙蔘)을 포삼(泡蔘) 또는 포사삼(泡沙蔘)이라고도 부른다. 태산의 등산 길에서 관광객들에게 팔고 있는 태산삼은 자음윤폐 작용과 화담지해 작용이 있다. 그렇지만 장사꾼들이 대보원기 해주고 강심안신 해준다고 고함치는 소리는 과장된 소리이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보면 인삼감고온(人蔘甘苦溫), 기체중실(其體重實), 전보비위원기(專補脾胃元氣), 인이익폐여신(因而益肺與腎), 고내상원기자의지(故內傷元氣者宜之); 사삼감담이한(沙蔘甘淡而寒), 기체경허(其體輕虛), 전보폐기(專補肺氣), 인이익비여신(因而益脾與腎), 고금능수화극자의지(故金能受火克者宜). 일보양이생음(一補陽而生陰), 일보음이제양(一補陰而制陽), 불가불변지야(不可不辨之也).”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인삼의 성미(性味)는 감고온이고 속이 꽉 차있으며 무겁고 단단하다. 비위의 원기를 보해주고 폐와 신에 이롭기 때문에 원기가 상한 자에게 유익하다. 사삼의 성미(性味)는 감담한(甘淡寒)이다. 속이 텅 비어있고 가볍고 푸석 푸석 하다. 폐기(肺氣)를 보해 주며 비()와 신()에 이롭다. 그러므로 폐()가 화()의 공격을 받은 자들에게 유익하다. 인삼은 양을 보해 줌으로써 음을 생성시키고 사삼은 음을 보해 줌으로써 양을 제압해 준다. 불가불 병의 증후를 가려서 사용해야 된다.” 는 뜻이다.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의 한 사람 유완소왈(劉完素曰) : “폐한자(肺寒者), 용인삼(用人蔘), 폐열자(肺熱者), 용사삼대지(用沙蔘代之).” 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폐속에 한()이 들어있는 사람에게는 인삼을 쓰고 폐속에 열이 들어있는 사람에게는 인삼 대신 사삼을 써라.” 는 뜻이다. () 나라 때 명의 왕호고왈(王好古曰) : ”미고보음(微苦補陰), 감즉보양(甘則補陽), 개인삼성온(蓋人蔘性溫), 보오장지양(補五臟之陽), 사삼성한(沙蔘性寒), 보오장지음(補五臟之陰).” 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가 미고(微苦)인 한약은 음을 보해 주고 단맛의 약은 양을 보해 준다. 인삼의 성()은 온()이므로 오장의 양을 보해 주고 사삼의 성()은 한()이므로 오장의 음을 보해준다.” 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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