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9일 일요일

참비름(오행초, 마치현)

명나라 때 약학가(藥學家)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보면 "마치현시인(馬齒莧是因), 기엽비병여마치(其葉比幷如馬齒), 이성활리사현득면(而性滑利似莧得名)"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마치현의 잎사귀의 모양은 말의 이빨과 같이 생겼으며 성은 비름( 莧)과 같이 활리하므로 얻은 이름이다." 는 뜻이다.



활리(滑利)란?


물체의 표면이 매끄럽고 반들 반들함을 일컫는다.



마치현의 다른 이름은 약 30여 가지나 된다. 30여 가지의 다른 이름들 중에는 많은 고사와 전설들이 깃들어 있다.



예를들면 마치현의 별명 중 오행초(五行草) 혹은 오방초(五方草)가 있는데 그것은 잎은 청색이며 줄기는 빨강색이고 꽃은 노랑색이며 뿌리는 하얀색이고 열매는 검정색이다. 그래서 얻은 이름이다.


목(木 : 푸른색:간), 화(火 : 빨강색:심장), 토(土 : 노랑색:비장), 금(金 : 하얀색:허파), 수(水 : 검정색:콩팥)의 오행(五行)의 색깔을 모두 갖고있다.



마치현은 살이 통통 찌고 물기가 많고 연하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마치현은 육질(肉質) 초본 식물에 속한다.

손으로 오행초를 만질 때 사람에게 살이찌고 몽실 몽실한 부드러운 감각을 준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호(雅號)를 "반왜(娃)" 라고 지어 주었다.


반왜란?


"살이 포동 포동 찐 갓난아기" 란 뜻이다.



마치현은 장하(長夏)에 꽃을 피운다. 아침에 꽃잎이 활짝 피었다가 저녁에는 꽃잎을 다문다. 한 여름 무더위에 태양이 작열하는 한 낮에도 마치현은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땅에 뿌리를 밖고 자라나온 것이든지 처마 기슭에 매달려 자라나온 것이든지 바람이 불거나 햇빛이 쪼이거나 상관없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래서 장수초(長壽草)란 이름을 얻었다.



흉년이 들어 농작물 수확이 없을 때는 물론이고 풍년이 들어 농작물 수확이 풍부할 때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행초를 채소로써 사용해왔다.


그래서 마치채(菜)라고도 부르며 과자채(瓜子菜), 지마채(地馬菜), 산미채(酸味菜), 장명채(長命菜), 마답채(馬踏菜), 안락채(安樂菜) 등 수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마치현을 태양초(太陽草) 혹은 보은초(報恩草)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중 아름다운 신화 고사 한 토막을 소개한다.



상고 시대에 하늘에 열 개의 태양이 있었다. 지구는 너무나 강한 태양광선 때문에 땅이 갈라졌다. 농작물들은 불타는 듯한 햇빛에 타서 죽고 강물은 말라 바닥이 드러났다. 백성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산으로 올라가 굴속에서 생활하였다.


동네에서 가장 힘이 센 후예(后羿)라는 총각 용사는 활을 잘 쏘았다. 모든 백성들을 구하기 위하여 그는 활과 화살이 가득한 화살 통을 어깨에 메고 높은 산으로 올라갔다.


그는 연속 아홉 개의 화살을 쏘아 올려 아홉 개의 태양에 적중시켜 떨어 뜨렸다.



나머지 한 개의 태양이 겁이나서 마치현 잎사귀와 줄기 밑에 숨었다. 그래서 후예의 화살을 피할 수 있었다.


양전(楊)이라고 불리는 풍채가 웅장하고 힘이 센 장수가 태양을 쫓아갔다. 태양이 숨어있는 마치현 잎사귀와 줄기 밑 까지 육박해 갔다. 그러나 마치현이 태양을 숨겨 주었기 때문에 살아 남을 수가 있었다.


태양은 마치현이 생명을 구해 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마치현으로 하여금 작열하는 햇볕에도 타지않게 보호하려 하였다.



매년 삼복 더위에 모든 식물들은 강한 햇빛 때문에 활기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유독 마치현 만이 생기가 넘쳐 흐르고 잎사귀에 기름기가 번질 번질하다. 또 꽃을 피워 꽃술을 내어밀고 열매를 맺어 번식한다. 이러한 이유로 태양초란 이름이 유래되었다.





당나라 때 이강(李絳)의 저서 병부수집(兵部手集)에 기록되어 있는 고사를 하나 더 소개한다.



무원형(武元衡) 상국(相國)이 서천(西川)에 있을 때 "자고경창흔양불감(自苦脛瘡焮痒不堪), 백의무효(百醫無效), 급도경(及到京), 유청리고지(有廳吏告之), 다년악창백방불차(多年惡瘡百方不), 혹은통불이자(或焮痛不已者), 병게마치현부상(幷揭馬齒莧敷上), 불과삼양편(不過三兩遍)"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좌의정 무원형은 정강이에 부스럼이 나서 가렵고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여러명의 명의를 불러 치료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장안(長安)으로 돌아왔다. 한 관리가 다년간 악창이 있어 백방으로 치료해도 소용이 없고 뜨거운 열이 나며 통증이 그치지 않는 사람은 마치현을 갈아서 부치면 치료되는데 불과 마치현 삼 냥이면 족하다고 말했다" 는 뜻이다.



그래서 무원형은 그 관리의 말대로 치료하여 경창(脛瘡)이 치료되었다. 이러한 일이 있은 후로 마치현은 외용양약(外用良藥)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역대 의가와 민간에서 마치현을 외치법에 보편적으로 사용해왔다.



해상방(海上方)에 보면 "치주각염창(治蛀脚臁瘡)"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마치현은 정강이뼈 부근의 궤양을 치료해 준다" 는 뜻이다.



천금방에 보면 "치옹구불차(治癰久不瘥)"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마치현은 오랫동안 치료되지 않는 부스럼을 치료해 준다." 는 뜻이다.



또 전남본초(滇南本草)에 보면 "치다년악창(治多年惡瘡)"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마치현은 오래된 악창을 치료해 준다." 는 뜻이다.



이상의 모든 질병은 신라(新羅) 마치현을 갈아서 환부에 부치거나 신라마치현 가루를 상처에 발라주면 효과가 극히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신라(新羅) 땅에서 자라는 마치현이 약효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고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과일과 채소와 곡식 등을 불문하고 한국 땅에서 생산되는 것이 가장 영양분이 풍부하고 맛이 좋다.



"마치현은 우리말로 "쇠비름" 이라고 부른다.


성(性)은 한(寒)이며 미(味)는 산(酸)이고 무독하다. 모든 악창을 다스리고 대소변을 통하게 해주고 징결(結)을 부수고 지갈(止渴) 해주며 모든 충을 죽인다. 잎사귀를 약으로 사용하는데 잎이 작은 것이 효력이 좋다. 오행초라고 이름하니 잎은 푸르고 줄기는 붉고 꽃은 누르고 뿌리는 희고 열매는 검음으로서이다. 잎의 모양이 말의 이빨과 같은 고로 이름한 것이다. 청맹(靑盲)과 백의(白)를 치료하니 자말(作末)하여 물에 풀어서 마신다." 고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다.



마치현은 완고성 만성 하지궤양을 치료한다. 음경종통(陰莖腫痛),치창(痔瘡)종통, 오공교상(蜈蚣咬傷)종통과 마봉(馬蜂)교상종통과 대상포진(帶狀疱疹)과 단독(丹毒) 등을 치료한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보면 "마치현소주제병(馬齒莧所主諸病), 개지취기산혈소종지공야(皆只取其散血消腫之功也)"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마치현은 모든 병을 치료해 준다. 왜냐하면 마치현은 산혈작용과 소종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는 뜻이다.



마치현은 약 40 가지 질병을 치료해 준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외부(外敷)는 물론 내복약으로 사용하는데 모두 양호한 효과가 있다. 청열이습(淸熱利濕) 작용과 양혈해독(凉血解毒) 작용과 산어소종(散瘀消腫) 작용이 있다.



현대 약리 실험 결과 마치현은 대장간균과 이질간균과 상한간균의 억제작용이 강하다고 나타났다.


고대 의가(醫家)와 민간에서 일 천년 전 부터 사리(瀉痢)의 치료에 마치현을 사용한 과학적 근거가 오늘날에 와서 증명되었다.


마치현에 비타민 A 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러므로 상피조직 즉 피부와 각막(角膜)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해 준다.



또 로돕신(Rhodopsin : 視紅素))을 합성하며 망막의 감광성능(感光性能)을 증강시켜 준다.


마치현은 비타민 A 결핍증을 치료해 주고 피부건조와 각막연화증과 안구건조증과 야맹증과 12 지장 궤양과 구강 점막궤양 등 각종 궤양치료에 양호한 효과를 나타냈다.



마치현은 의가에서 양약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민간에서 채소로 사용되며 특별한 향기가 있다.


늦은 여름철과 초 가을에 잎과 줄기가 무성할 때 채취하여 뿌리는 내어 버리고 끓는 물에 3 분 내지 5 분 동안 삶은 후 소금과 식초와 간장과 생강과 다진 마늘과 참기름과 기타 조미료를 가미하여 무쳐서 먹으면 입맛을 상쾌하게 해준다.



민간에서 마치현과 밀가루를 섞어 빵도 만들어 먹고 만두도 만들어 먹는다.


당(唐) 나라 때 식료전문(食療專門) 의사 맹선(孟詵)은 마치현과 쌀로 만든 죽을 먹으면 "제기부조(諸氣不調), 지리급감리(止痢及疳痢)" 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마치현 죽은 기를 조절해주고 설사를 멎게 해주며 감리를 치료해준다." 는 뜻이다.



감리(疳痢)는 기생충이나 소화불량에 의한 어린아이들의 설사, 배가 장구통 같이 불룩하고 안색이 창백하고 얼굴이 누렇게 뜨며 푸르스름한 청백색의 똥을 누는 병이다.



농촌에서 매년 늦 여름과 초 가을 쯤 농부들은 마치현을 채집한 후 물에 깨끗이 씻는다. 끓는 물속에 집어넣고 살짝 데쳐서 건져내어 햇빛에 말린다. 채소가 부족한 겨울철과 이른 봄에 나물과 만두와 빵과 떡을 만들어 먹는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보면 마치현의 작용 중 "산혈활태(散血活胎)" 라고 기록해 놓았다.


그러므로 임신부는 마치현의 복용을 금한다. 특히 습관성 유산을 경험한 임신부는 마치현의 복용을 금해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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