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인걸(狄仁傑)과 고정무파(古井無波)
적인걸은 당(唐) 나라 때 산서성(山西省) 태원(太原) 사람이다. 소년 시절부터 용모가 뛰어난 미남아였다.
어느 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하여 태원에서 장안(長安) 까지 500여 km 를 걸어가고 있었다. 도중에 해가 저물어 어느 여관에 투숙하게 되었다. 고요한 밤이었다. 적인걸은 희미한 등잔불 밑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다.
돌연히 젊은 부인이 적인걸의 방으로 슬며시 들어왔다. 적인걸은 단번에 이 여인은 여관집 며느리라는 것을 알았으며 그녀의 남편이 죽은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독을 견디기 힘들었다는 것도 알았다.
그녀는 낮에 적인걸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버렸다. 왜냐하면 적인걸은 재능이 출중하고 영민하며 준수한 젊은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 날밤에 적인걸을 만나고 싶었다.
적인걸이 그녀를 쳐다보니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는 적인걸을 매혹시킬 만 하였다. 그러나 적인걸은 마음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를 보자마자 즉시 적인걸의 마음은 정지된 물과 같았다. 티끌 만큼도 흔들리지 않았다.
적인걸은 그녀를 쳐다보며 지극히 온화한 말투로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어느 노화상이 나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고 말했다.
요염한 그녀는 적인걸의 말을 듣고나서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 여인은 아리따운 목소리로 ”당신이 지금 하신 말씀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고 적인걸에게 물었다.
적인걸은 부드러운 말씨로 ”내가 옛날에 절에서 공부할 때 노화상께서 나의 관상을 보더니 장래 너는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너의 일생 중 근신(謹愼)해야 할 일이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즉 여자를 탐내지 않는 것이다. 즉 음계(淫戒)를 범하면 않된다고 말했습니다." 고 그녀에게 대답했다.
노화상은 또 ”남자가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탐내지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자제하기 어려운 일인데 어떻게 하면 음욕을 억제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을 내가 너에게 자세히 가르쳐주마” 라고 나에게 말했습니다.
노화상은 이어서 ”지금부터 내가 너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니 귀담아 들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녀가 만나면 음욕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미녀의 아름다운 육체에 병이들어 병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침대에 드러누어 있다고 가정해라. 피골이 상접하여 마른 나무와 같고 머리카락은 더부룩하여 흐트러져 있으며 눈동자는 깊숙이 속으로 들어가 썩은 생선의 눈과 같이 흐리멍텅한 몰골은 영락없이 귀신과 같아 무섭고 두려울 것이다. 미녀는 병상에 오래 누어있었기 때문에 금방 죽으려고 하는 사람 같고 근육에서는 쥐가나고 얼굴은 추악하게 보이며 사람들이 쳐다보기도 싫어할 것이다. 또 사후의 미녀를 상상해 보아라. 죽은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온 몸은 부패하고 썩는 냄새가 나며 입과 귀와 눈과 코 속을 구더기가 파먹고 뼈속이나 살속으로 구더기가 파고 들랑거리며 갉아 먹는다고 상상해 보아라. 본래 아름다웠던 미녀의 모습은 간데 온데 없고 앙상한 뼈만 남아 있는 것을 상상해 보아라. 열렬하게 불타오르던 음욕을 계속 마음속에 품을수 있겠느냐? 찬 물을 쫙 끼얹는 것과 같이 몸서리가 쳐지고 흥미가 없어질 것이다.” 고 나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나의 존경하는 노화상이 가르쳐 준 교훈을 준수하기 때문에 조금도 위배됨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노화상의 가르침을 잊지않고 있습니다.
현재 내가 당신을 쳐다보니 당신의 아름다운 몸매와 태도는 사람의 마음을 동요시킵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을 보자마자 매우 기뻤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을 억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즉시 노화상의 교훈을 기억하며 당신이 병들어 있다고 상상했습니다. 곧 죽게 될 것이라고 상상했고 또 이미 죽었다고 상상해 봤습니다. 잠시 후 나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던 탐음욕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의 마음은 모두 타버려서 깡그리 재가 되었고 다시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내가보니 당신은 죽은 당신의 남편을 위하여 수절하려고 본래 마음을 굳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능이 출중하고 영민하며 준수한 나를 보고나서 일시적으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나의 방에 나를 보기 위하여 살짝 들어온 것 같은데 당신의 음욕을 채웠다고 생각하십시요. 만일 당신이 나를 갖고 싶다면 노화상의 가르침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요. 그러면 나도 당신의 애욕을 만족시킬 만한 가치가 없을 것입니다고 타일렀다.
이 여인은 적인걸의 말속에 참 도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적인걸 앞에 묵묵히 서있다가 적인걸이가 말한 노화상의 음욕 처리 방법을 생각하며 홀연히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여인은 적인걸을 향하여 절하며 ”당신의 큰 은덕에 매우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나의 명예와 절조를 지키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음욕을 없애주는 아주 좋은 훌륭한 방법 까지 가르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제부터 정욕과 음욕에 흔들리지 않고 절개를 지킬 것입니다. 나의 죽은 남편을 위해서 수절할 것입니다. 지금부터서는 음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곤란한 일은 다시는 없을 것입니다.” 고 적인걸에게 말하며 또 다시 적인걸에게 큰 절을 하였다.
후에 이 과부는 수절(守節)하였기 때문에 조정에서 주는 표창장을 받았으며 모든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다.
적인걸은 당(唐) 나라의 정치 안정에 힘썼고 음탕한 문장과 시(詩)와 사(詞) 등을 소각시켰으며 덕(德)으로써 백성들을 격려해 주었고 일대(一代) 명신(名臣)이 되었다. 적인걸은 재상의 자리에 까지 올라갔고 당 나라 제 9 대왕 예종(睿宗 : 서기 684 년, 서기 710 년 - 서기 712 년)은 적인걸을 양국공(梁國公)에 추봉(追封)하였다.
견현사제(見賢思齊)에 수록되어 있는 원본(原本)은 다음과 같다.
“狄仁傑,唐朝山西太原人。少年時,豐神俊朗,面貌極美。有一年因為上京參加考試,途中寄宿在一家旅舍。是晚,當夜闌人靜,他正埋首讀書的時候,突然有一位美麗的少婦,偷偷的進來會見他。一問之下,才知道她是旅舍主人的媳婦。因丈夫剛死不久,難耐孤獨,日間見他英俊逼人入迷,所以晚間特來相會。狄仁傑聽完她的訴說,又見她想以美色來挑逗媚惑他,心裡不覺楞了一下,遂即又心如止水,絲毫不被所動,並且以憐憫的語氣,極溫和的對她說:「看見妳這妖嬌的媚態,使我更加想起一個老和尚對我開示的話!」艷麗的少婦一聽狄仁傑的話,很感訝異,於是嬌聲噘氣的盤問他:「你這句話是什麼意思?」狄仁傑見她動問,即順機開導她說:「我以前借住在一間寺院讀書時,曾經有一個老和尚為我看相說:『依你的相貌,將來必能大貴,但一生中要特別謹慎,不要因貪愛美色,而犯了婬戒。』我當時就請教他說:『美色是人見人愛,極難控制,不知有什麼方法,才能息滅貪婬慾念呢?』那老和尚很慈祥的開示我說:『我教你一個很好的方法,大凡人之所以會興起男女婬慾的念頭,就是因為貪愛著對方的美貌,如果能試著把那美艷的軀體,運想成忽然生了一場大病,纏綿床笫,骨瘦如柴而頭髮蓬散,眼睛深陷而無神,好像鬼一般的可怕。或者運想那美麗的軀體,因臥病太久,即將死亡,一陣青一陣白,全身抽搐,變得很醜惡,令人不敢看。更進一步,運想死後,時間一久,遍體腐敗臭穢,口、鼻、眼、耳都有蛆蟲,鑽入鑽出囓食骨肉。本來嬌艷美麗的軀體,一下子變作骨是骨,肉是肉,被蟲囓得骨肉零亂不成形。到此地步,相信你必會把那炎熾的婬慾念頭,潑得冷如寒冰,再也提不起興趣了。』我敬佩並遵守著這位老和尚的教誨,不敢稍有違背遺忘。現在看到妳來,對於妳那嬌媚的身材、動人的儀態,起初我也非常的喜愛,差點難以控制。於是即刻憶起老和尚的教誨,把你當作生病想、將死想、已死想,頓時把那貪婬的念頭息滅掉,心有如死灰,不再復燃了。我聽妳之意,本想為丈夫守節終身,可是因看到我的英俊,所以一時控制不住,才偷偷的來看我,想滿足妳那婬慾的愛念。如果妳能把我也像老和尚所教的方法想一遍,那麼我又有什麼值得妳興起愛欲呢?」這時那少婦認為他的話很有道理,於是默然的站著,照那方法想一下,忽然感激得流下眼淚,向狄仁傑跪拜說:「很感謝你的大恩大德,不但保全了我的名節,還指示我熄滅婬慾的極好方法。使我從此以後,能做到古井無波,為丈夫守節終身,此後決不會再有婬慾難抑的困難了。」說著一再的向狄仁傑拜謝,懷著感佩的心情離去了。後來這少婦,竟能以堅守婦節,受到朝廷的表揚,為天下人所稱讚。而狄仁傑則輔助唐朝安邦定國,處處燬婬詞,勵百姓以德,成為一代名臣,以賢宰相而終,後於唐睿宗時被追封為梁國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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