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5일 일요일

원야시사(元夜詩詞)와 고대 여자들의 사교(社交)

원야시사(元夜詩詞)와 고대 여자들의 사교(社交)


고대의 음력 정월 보름 날 밤은 부녀자들의 명절이기도 하였다. 부녀자들은 친구들과 함께 정월 보름 날 밤에 밖에 나가 관등놀이도 하고 맘에 맞는 애인 친구들과 한가롭게 거닐며 환담도 하였다.


그래서 고대로 부터 전해 내려 오는 원야시사(元夜詩詞)는 무수히 많았다.


특히 송() 나라 때 구양수(歐陽脩)생사자(生査子) - 원석(元夕)”은 원소시사(元宵詩詞) 중 가장 많이 인구에 회자(膾炙)되어 온 시구이며 그 당시 남녀 사이의 풍아스러운 모임을 노래한 시구로써 다음과 같다.


거년원야시(去年元夜時), 화시등여주(花市燈如晝). 월상유소두(月上柳梢頭), 인약황혼후(人約黃昏後).

금년원야시(今年元夜時), 월여등의구(月與燈依舊). 불견거년인(不見去年人), 루습춘삼수(淚濕春衫袖).”


다시 말하면 작년 정월 보름 날에 연등회 구경 나갔을 때 대낮 처럼 밝았고 젊은 남녀들은 버드나뭇 가지 끝에 보름 달이 걸려 있을 때 까지 시간 가는 줄 조차 모르고 정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금년 정월 보름 날 밤엔 보름 달과 초롱불은 의구한데 작년에 만났던 친구들은 보이지 않고 눈물이 옷소매를 적시누나!” 는 뜻이다.


여기서 월상유소두(月上柳梢頭)는 시간을 설명한 시구로써 축 늘어진 수양 버들의 가지 끝은 땅에 달라 말라 함으로 그 가지의 끝에 매달린 달을 보면 새벽 시간을 가리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구양수와 동시대의 시인(詩人) 왕선(王詵) 역시 다음과 같은 원소시(元宵詩) ”인월원(人月圓)” 을 읊었다.


연연차야(年年此夜), 화등성조(華燈盛照), 인월원시(人月圓時)…”


다시 말하면 매년 정월 보름날 밤! 휘황찬란한 등불과 꽃등이 화려하게 비취고, 달도 둥글고 그이의 얼굴도 둥근데…” 란 뜻이다.


이 시로 미루어 보아 정월 보름날 밤은 젊은 남녀 애인들이 함께 모여 노니는 즐거운 밤이다는 것을 엿볼수 있다.


또 송() 나라 때 주방언(周邦彦)해어화(解語花) – 상원(上元)에 보면 도상방야(都城放夜), 망천문여주(望千門如晝), 희소유야(嬉笑有冶).”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정월 보름날 밤에는 도읍지에서도 야간 통행 금지를 풀어주고 대낮과 같이 밝으므로 궁성문을 바라볼 수 있다. 젊은 남녀들은 낄낄거리며 야외로 나와 노닐고 있다.” 는 뜻이다.


이 시 역시 정월 보름날 밤의 미경(美景)을 잘 묘사한 시이다.


고대에 정부에서는 정월 열 나흘 부터 정월 열 엿새 까지 사흘 동안 성문도 열어주고 밤놀이를 허락하였다.


또 송() 나라 때 맹원노(孟元老)의 동경몽화록(東京夢華錄)에 보면 천맥종횡(阡陌縱橫), 성환불금적정황하(不禁的情況下), 심방소항야대유남녀아회유환적장소(深坊小巷也大有男女雅會幽歡的場所).”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정월 보름날 밤에 논두렁 밭길을 종횡무진하네! 도시 주위의 성벽은 물론 시가지와 길거리의 야간 통행 금지를 풀어주는 날이다네! 그러므로 깊숙한 골목과 후미진 작은 골목들은 청춘 남녀들의 밀회 장소로써 환영받는 장소이다.” 는 뜻이다.


또 소미도(蘇味道)정월십오야(正月十五夜)”에 보면 화수은화합(火樹銀花合), 성교철쇄개(星橋鐵鎖開), 암진수마거(暗塵隨馬去), 명월축인래(明月逐人來), 유기개농리(遊伎皆), 행가진락매(行歌盡落梅), 금오불금야(金吾不禁夜), 옥루막상최(玉淚莫相催).” 라고 읊었다.


다시 말하면 휘황 찬란한 등불과 꽃불이 서로 어울리네! 달빛에 반사되어 별 처럼 반짝거리는 다리에 잠을쇠도 풀어 주었네! 먼지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없어졌고 명월은 사람을 따라 다니네! 기녀와 함께 우거진 오얏나무 밑을 거닐고, 노래를 크게 부르니 매화가 모두 떨어지는구려! 우리 서로 견디기 힘든 오늘밤! 그러나 아름다운 눈물 서로 흘리지 말자구나!” 는 뜻이다.


이 시는 정월 보름날 밤 젊은 남녀의 사귐을 노래한 시이다.


남성들의 원야시 뿐만 아니라 부녀자들의 원야시 속에도 그 당시 사교 활동을 묘사한 다음과 같은 시들이 있다.


이상은(李商隱)정월십오시(正月十五詩)” 에 보면 월색등광만제도(月色燈光滿帝都), 향차옥련일통구(香車玉輦溢通衢).” 라고 읊었다.


다시 말하면 휘황 찬란한 정월 보름 달빛과 등불이 온통 황성(皇城)을 메우고, 연인을 태운 꽃으로 장식된 화려한 손수레들이 사방팔방으로 통한 큰 길거리에 넘치네!” 란 뜻이다.


이 시 역시 당시의 젊은 남녀들이 정월 보름날 밤을 즐기는 모습을 생동감있게 표현하였다.


주숙진(朱淑眞) 여사(女士)원야시(元夜詩)” 는 경성(京城) 시내의 젊은 남녀들의 정월 보름날 밤의 풍경을 묘사한 시이다. 그중 다음과 같은 시구절이 있다.


쟁호경치연선관(爭豪競侈連仙館), 추취유주만제성(墜翠遺珠滿帝城),

일편소성연고취(一片笑聲連鼓吹), 육가등화려승평(六家燈火麗升平).”


다시 말하면 돈있고 권세가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다투어 선관 앞에 줄지어 서있고, 경성안의 길바닥에 비취옥과 옥구슬들이 즐비하게 떨어져 있네! 온통 울려퍼지는 웃음소리 마음 설레이게 하는데! 유독 육가(六家)의 아름다운 등불 만 태평하구나!” 는 뜻이다.


여기서 육가(六家)는 음양가(陰陽家), 유가(儒家), 묵가(墨家), 명가(名家), 법가(法家), 도덕가(道德家)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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