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한의학
불교의 교의(敎義)는 넓고 심오하며 일체를 포용하고 우주와 인생의 참뜻을 계시해 주고있다. 불교도들은 불교의 지혜를 넓히고 불교의 진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계속 연수하며 배워 나간다. 이것을 혜학(慧學)이라고 말한다.
혜학의 내용은 풍부하다. 그중 일개 방면은 오명(五明)이다.오명은 고대 인도의 오류학과(五類學科)인데 오명처(五明處)라고도 부른다. 범어(梵語)의 Pancavidya 를 음역(音譯)한 것이 오명처이다. 명(明)은학문(學問) 또는 학과(學科)를 의미한다. 즉 오명은 고대 인도의 오문학과(五門學科)이며 그 당시 지식체계를 일컫는다. 오명은 성명(聲明), 공교명(工巧明), 의방명(醫方明), 인명(因明), 내명(內明)인데 성명과 공교명과 의방명과 인명은 각 학파에서 공통적으로 배웠으나 마지막 내명 만은 각 학파에서 자기들 나름대로 전적(典籍)과 종지(宗旨)와 내용이 각각 달랐다. 불교의 내명은 삼장십이부경전교의(三藏十二部經典敎義)이고 파라문교의 내명은 사폐타(四吠陀)이다. 대승불교에서는 중생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오명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승장엄경론(大乘庄嚴經論)에 보면 ”약불근습오명(若不勤習五明), 부득일체종지고(不得一切種智故).”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오명을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일체의 지혜를 얻지 못한다.” 는 뜻이다.
첫째 성명(聲明)이다. 이는 성운학(聲韻學)과 어문학(語文學)을 일컫는다.
둘째 공교명(工巧明)이다. 이는 공예(工藝)와 기술과 역산학(曆算學)을 일컫는다.
셋째 의방명(醫方明)이다. 현대의 약학(藥學)과 의료기술에 해당되는 의학을 가리킨다. 석가모니 살아 생전 그의 제자 기파(耆婆 : 王舍城 名醫)는 의학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스님이었다. 그의 천축(天竺) 의술이 중국에 전입되었다. 불경 중에 기록되어 있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과 사백사병(四百四病)은 고대 중국의 한의학에서 채용되었다. 의정(義淨) 스님이 번역한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제병품(除病品)에 보면 풍(風), 열(熱), 담음(痰蔭), 총집(總集) 등 질병과 침자(針刺)와 상파(傷破) 등 8 종(種) 치료방술(治療方術)이 수록되어 있으며 한(漢) 나라와 인도(印度) 의술을 융합한 장의학(藏醫學)의 ”서장사부경전(西藏四部經典)” 은 그 당시 매우 명성이 높았다.
의방명은 의학(醫學)을 일컫는다.
넷째 인명(因明)이다. 즉 논리학(論理學)과 인식론(認識論)이다.
다섯째 내명(內明)이다. 내명은 보살장(菩薩藏)과 성문장(聲聞藏)의 양대(兩大) 교전(敎典)을 포함한 석가(釋迦)의 가르침이다. 즉 불교학(佛敎學)을 가리킨다. 불교의 교리를 이해함으로써 자기 수행을 돕고 더 나아가서 타인들도 깨우치게 하는데 유리하다. 불교도들은 의학 지식을 배우고 익혀서 이용해야 된다. 의술의 시행은 정업(正業)의 일 부분이다. 중국의 불교 전적(典籍) 중에 서역(西域) 지방의 의약(醫藥) 지식과 의약 저작(著作)들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동한시(東漢時 : 서기 25 년 – 서기 189 년) 인도에서 전입되어 한문으로 번역된 인신사백사병경(人身四百四病經)과 인병의불능치경(人病醫不能治經) 등이 있다. 또 남북조시(南北朝時 : 서기 420 년 – 서기 589 년)에 중국으로 전입되어 한문으로 번역된 강적약방(羌籍藥方)과 기파맥결(耆婆脈訣)과 오명론(五明論)과 탄자첩종방(呑字貼腫方) 등이 있다. 남북조(南北朝)란? 송(宋) 나라가 건국된 서기 420 년 부터 수(隋) 나라에 의해 통일되기 까지 대립하였던 중국의 남북 두 왕조(王朝)를 일컬으며 남조(南朝 : 서기 420 년 – 서기 589 년)는 송(宋), 제(齊), 양(梁), 진(陳)을 일컫고 북조(北朝 : 서기 439 년 – 서기 581 년)는 북위(北魏), 북제(北齊), 북주(北周)를 일컫는다. 또수서(隋書)-경적지(經籍志)에보면용수보살(龍樹菩薩) 4 권(卷)과 서역제선소설약방(西域諸仙所說藥方) 20 권(卷)과 향산선인약방(香山仙人藥方) 10권(卷)과 서역파라선인방(西域波羅仙人方) 3 권(卷)과 서역명의소집요방(西域名醫所集要方) 4 권(卷)과 파라문제선약방(婆羅門諸仙藥方) 20 권(卷)과 파라문약방(婆羅門藥方) 5 권(卷)과 기파소술선인명론방(耆婆所述仙人命論方) 2 권(卷)과 건타이치귀방(乾타/利治鬼方) 10 권(卷)과 신록건타이치귀방(新錄乾타/利治鬼方) 1 권(卷) 등 도합 11 종(種) 88 권(卷)이 수록되어 있다. 이상에 열거한 의서(醫書)들은 불교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의저(醫著)들은 고대(古代)의 고승(高僧) 용수(龍樹)와 기파(耆婆) 등의 명(名)을 가차(假借)한 것들이 많다. 청(淸) 나라 말기(末期)에 간행된 대장경(大藏經) 중에도 의방명(醫方明) 방면의 경문(經文)이 한문으로 번역되어 있는데 모두 20여 종(種)이나 수록되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의론(醫論)과 방약(方藥)과 치료기술(治療技術)과 주금(呪禁) 방면이다. 근대(近代)에 출판된 중화대장경(中華大藏經) 중에도 의리(醫理)와 의약(醫藥)과 관련된 경서(經書)는 약 400 부(部)에 달한다. 그 내용들이 풍부하고 독특한 특색이 있다. 그외 불경(佛經) 중에도 의방명(醫方明)과 관련된 전적(典籍)들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불교도들이 의학을 습득하여 질병을 치료하지 못한다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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