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악(張景岳)과 낙엽귀근(落葉歸根)
고향이란 무엇인가? 자기가 태어나고 아이들과 함께 뛰놀며 자란 곳이다.
사람은 자기 고향의 산천초목과 고향의 흙냄새 등에 대하여 특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젊었을 때는 청운(靑雲)의 뜻을 품고 필사적으로 고향을 떠나 입신출세해 보려는 원대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노년이 되면 고향을 그리워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외국이건 고국이건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시골 풍경을 바라보면 고향 생각을 나게 만들어 준다. 특히 고향에서 먹던 음식을 먹을 때는 고향에 간 기분이다.
장경악이 북경에서 환자들을 진료할 때 장경악의 집 근처의 호동(胡同 : 골목길)은 인산인해를 이루어 교통이 마비되었다. 장경악 집 근처에 살고있는 아낙네들은 쇼핑을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 틀어 밖혀 있으므로 불평이 대단했다.
장경악은 다른 명의들이 고치지 못하는 의난잡병도 고쳤으며 생명이 위독한 병도 고쳤다. 그 당시 연변지구 총사령관은 자기 경호원을 시켜 큰 금덩이를 장경악에게 하사하면서 자기의 고질병을 치료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장경악은 열 네살 때 고향인 소흥(紹興)을 떠나 수 년간 동서남북으로 돌아다녔다.
장경악은 밤에 꿈을 꾸면서 고향의 아름다운 강물과 다리와 산수(山水)를 구경했고 고향의 사투리를 귀로 들었으며 고향의 냄새를 코로 맡았다.
장경악이 북경에 머물 때 겨울철에 북경 사람들이 대추를 먹는 모습을 보며 소흥의 특산품인 회향두(茴香豆)와 황주(黃酒 : 소흥 막걸리)를 생각하였다.
장경악은 북경의 소년 소녀들이 붓글씨 연습하는 것을 보며 옛날 일을 상기하였다. 장경악의 부친은 장경악을 데리고 회계산(會稽山) 자락에 있는 왕희지(王羲之)의 아지(鵝池)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시켰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고향 산천의 꿈속에서 깨어난 장경악은 갑자기 북경의 건조하고 찬 공기에 부딪치며 북경 말투로 이야기 하는 북경 사람들과 만날 때 서운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북경 사람들은 짜장면(炸醬麵)을 즐겨 먹는데 비하여 소흥 사람들은 만두국(완탕수프)을 즐겨 먹었다. 장경악은 돼지 고기로 빚은 완탕수프를 매우 즐겨 먹었었다.
장경악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버지! 고향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고 속삭였다.
장경악은 북경에서 일대 명의로 소문이 났었지만 58세 되던 해에 이삿짐을 꾸려 가족과 함께 소흥으로 귀향하였다.
중국 사람들은 낙엽귀근(落葉歸根)이란 속담을 굳게 믿고 있다.
다시 말하면 ”나뭇잎은 떨어져 자신의 본향인 뿌리로 돌아간다.” 는 뜻이다.
장경악은 북경의 오염된 공기와 붐비는 교통지옥과 작별하고 소흥으로 돌아갔다. 소흥의 풍경은 그림과 같이 아름다웠다.
육유(陸游)는 소흥을 심원(深園 : 아름다운 동산)이라고 표현했고 왕희지(王羲之)는 아지(鵝池)에 붓을 씻어 소흥을 ”인간천당(人間天堂)” 이라고 썼다.
장경악은 고향으로 돌아 온 후 환자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글 쓰는데 만 전심전력하여 유경(類經)을 완성하였으며 경악전서(景岳全書)를 집필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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